오랜 시간 공들여 질문하고 천천히 듣는 뫼르소로부터
어느 저녁, 언제라도 취향관 사람들이 모여 웃고 이야기 나누는 저 공간을 조금 멀리서 바라봅니다. 오래된 가구처럼 따뜻한 느낌이 드는 그 곳으로 나는 어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참 이상하죠. 취향관의 거실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오랜 친구만큼 의미 있는 눈짓과 손짓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어떤 순간은 이 새 친구에게만이 털어놓을 수 있는 내 안에 존재하던 진짜 얼굴을, 나도 모르게 마주합니다.
아마도 우리는 오랜 시간 혼자만의 정원을 성실하게 가꿔온 사람들이기에, 꽃의 연약하지만 진실된 힘과, 풀의 강인하지만 부드러운 움직임을 믿는 사람들이기에.
취향의 향은 어느 저녁, 언제라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감싸 안습니다.
당신의 취향은 어떤 것인가요?
우리는 오랜 시간 이 질문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취향은 당신이 선택한 거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쉽게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인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다려요. ‘취-향-’이라는,
바람소리로 시작해 여운으로 끝이 나는 그 만만하지 않은 단어를 당신이 꺼낼 때까지.
그래서 우리는 당신이 먼저 궁금해요.
호기심 어린 눈빛, 조심스럽게 골라 쓰는 단어, 공감과 공유에서 오는 기쁨, 서로의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던 어느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꼈던 안도감까지.
어느 저녁, 어쩌면 당신도 함께.
- 오랜 시간 공들여 질문하고 천천히 듣는 뫼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