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취향관 마담 앨린

벌써 취향관을 시작한 후로 세 번째 여름이 지나고 있네요.

여름에 태어난 저는 유독 여름에 대한 감각이 발달한 것 같아요. 어쩌면 그 여름을 잘 즐기고 싶어서 더위를 잘 이겨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무더위와 장마가 교차하는 여름의 중턱에서 처음 취향관을 시작할 때의 마음, 그리고 그간 취향관을 통해 나아간 것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무엇이 이 시작을 하게 했을까, 무엇을 딛고 나아가고 있을까, 이 두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일이 제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제 자신의 동력을 만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시작점을 더듬어 보면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하지만 제 마음 안에는 ‘사람’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힘있게 피어 올랐던 것 같아요. 누군가의 복잡한 세계를 만나는 일만큼 건강한 자극이 되고 따뜻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없었거든요.

종종 취향관을 시작하기 전의 삶을 떠올려보려고 할 때,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세상도 타인도 심지어는 나 자신도, 온전히 이해하려는 태도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날들일테지요.

감사하게도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인 삶’을 살고 싶다는 케이트와 저의 소리없는 바람에 응답해 ‘좋은 사람들’이 찾아와 준 덕분이었을까요? 고작 2년 남짓 인데도, 취향관에서 보낸 지난 2년은 아주 오랜 삶을 압축한 것처럼 단단하고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조금은 마음의 근육을 풀고 취향관에 찾아와 준 분들이 제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덕분에,

‘어쩌면 뾰족한 이유가 없이 ‘그냥’ 우리가 서로 연결되지 못했던 건 아닐까?’

‘좋은 사람이 아닐거라고, 어차피 이해할 수는 없을거라고 문 닫아버린 움츠러든 마음때문에 건강한 연결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요즘.

사실,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특히나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일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시각과 태도, 마음과 생각이 만들어내는 결과일테고,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일 거에요.

저는 다채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삶과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고, 오늘도 그 힘을 딛고 또 한 뼘 낯선 당신 앞으로 나아가요.

당신은 어떠신가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에 마음의 문을 닫게 될 때 그 마음을 어떻게 다루고 계신가요?

세상에 좋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고, 어쩐지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은 느낌때문에 ‘좋은 사람들’과 연결되려는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그 전에, ‘좋은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당신과 내가 기대하는 ‘사람’과 ‘연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그것들을 방해하는 ‘어떤 불안’에 대해서도요.

당신은 ‘좋은 사람’일테고, 나는 당신과 연결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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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취향관 마담 앨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삶으로 보답하고 싶은 사람.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라는 물음을 비롯한 실존적 고민과 대화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 언젠가는 쓰거나 그림으로써 세상과 더 농밀하게 만나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방법을 생각할 때 신이 나는 사람. 그래서 자주 그런 자리를 만드는 사람.

👀요즘 나의 화두는?

  • ‘내 의지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고민하며 자기의심과 자기확신의 시소를 타는 중. 더불어 15개월 째 근력운동도 가열차게 하는 중

✍️당신과 대화하고 싶은 주제는?

  • 당신이 믿는 것, 기대하는 것, 욕망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것. 사소하고도 솔직한 이야기들.

  • 종종 상상하는 미래에 대해. 무엇을 위해 또는 향해 살아가고 있는지, 그 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Alin 앨린